
드디어 완결이 나왔다. 마치 요괴에 끌리는듯이 기다렸던 만화.
마지막권답게 아름다운 표지에 두근거리며 어떤식으로 작가가 끝을 맺게 되고
주인공들의 행보가 어떻게 될까.. 부풀은 호기심으로 사자마자 쭉 일독을 했다.
감상전에 우선 비평을 하자면 작가의 그림체가 1~5권과는 달리 너무 힘이 빠졌다.
눈에 띌정도로 텅빈 배경과 그저 초벌펜선에 스크린톤만 붙여놓은 칸도 많았고,
시코의 측면은 거슬리게 비례가 안맞았다.눈의 대칭도 심하게 어긋난부분도 있었다.
이 만화 특유의 느릿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하필이면 마지막권에서 스토리를 그림이
따라가지못해 허겁지겁 재촉하다 망가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제일 안타까운것은 불안한 그림체의 변화이다.만화가들의 그림체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바뀌어가며 진보 혹은 시류에 맞게 수정되는 과정에 대해 부정적인것은 아니지만
첫권부터 계속 눈여겨온 꼼꼼한 배경과 약간은 요즘만화와 어울리지 않게 촌스러울지라도
성의있는 펜터치가 마지막권에선 전혀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비록 작가의 그림체는 여러가지 요인으로 전보단 달렸다 하더라도 이야기의
맺음은 '월야오초지'란 제목에 걸맞게 아름답게 끝났다.
상상하고 있던 여러가지 결과중 가장 치즈루 다운 맺음이라고 해야할까?
(하긴..그녀가 주인공이니 할말은 없다.)
그녀의 죽음까지 기다리는 시코는 충분히 그러리라 예상했지만 전혀 생각치 못한 관계가
마지막권에서 싹터 복선-이라고 하기엔 그저 미묘한 감정소통의 결과지만-을 만들줄은
몰랐다. 그게 바로 와카바와 타카시의 관계인데..
처음 일독할땐 치즈루의 상처를 들어내어 비겁하게 그녀를 차지했단 죄책감을 그가
스스로몰고가 죽음을 선택한것이 전부인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작가도 수상하고;)모든걸 알고있다는듯이 타카시 영혼이 떠나가자
되뇌이는 치즈루의 말'희미한 연심이었으리라..'곱씹어보니 이게 직격이었다.
그럼 타카시가 용서를 구하는것은 그녀때문만은 아니라는것인데..?
결론이 여기에 다다르자 제일 처음드는 느낌은 너무.. 슬프다는 것이다.
치즈루는 시코에대한 마음이 어찌되었든 깨끗이 정리하여 타카시와 결혼을 한것인데,
정작 치즈루를 얻게된 타카시는 그 사건에 대해 결혼생활 내내 고뇌했으며 또한 와카바에대한
연심도 마음속에 자리잡아 혼란스러웠다는것이 아닌가.
그나마 다행은 치즈루 그녀가 죽기직전에 알게되었다는것..
갑자기 ..눈에눈 이에는이 라는 구절이 생각났다.
즉 시코에게 흔들렸던 치즈루에 복수는 아닐지라도 어쩔수없었던 감정이라 하더라도
말하자면 맞바람을 피운것이 아닌가; 아니면 결국 시코를 따라가는 치즈루의 정당화를 위해서?
(최근에 읽은 너는펫이라는 만화가 떠오른다.거기서도 결국 맞바람으로 서로의 사랑을
정당화하고 이해해주었던..)생각의 깊이가 협소해서 처음에 이걸 깨닫고 떠오른 기분은
영 찝찝하고 허무하단 느낌이 들었다. 설마 한 사람만을 영원히 사랑한다는 식상한 순리를
이 특별한 만화에서 또 한번 보고싶었던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녀는 인간으로 살고 싶어했고 인간으로서 생을 맺고 싶어했다.
그것은 거꾸로 말하면 죽고나서의 또다른 삶은 인간이 아니어도 된다는 뜻으로 시코는
받아들여 그 의미를 미리 알고서 긴세월을 걸쳐 그녀를 기다린것일까.
처음 이만화에 끌렸던 이유을 되새겨보면,. 계간 잡지연재의 특성적인 시간의 흐름을
작가가 그대로 적용해 처음볼때 같은 나이였던 주인공 치즈루가 1년뒤에 다음권이 나올
때마다 그대로 세월이 흘러 똑같이 나이를 먹어갔던게 신기했다.
그리고 올곧고 닮고 싶은 그녀의 성격또한 좋아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
알듯말듯한 관계의 결과도 큰 이유였을 것이다.
무엇보다 성의있는 그림속에 어우러지는 신비한 요괴이야기를 인간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풀어나간 만화에 끌리지 않을수가없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타카시가 설사 그런 연심을 품고 또한 그녀에 대한 괜한 마음의 짓누름때문에 괴롭게 생을 마감했다하더라도 그는 살아있을동안 그녀를 사랑했고 행복했다.
그녀또한 그를 사랑했고 삶은 평온했고 ,슬픔이들어왔을지라도 품어 기쁨으로 되돌려줬으리라..
고통스럽게 여겨질수 있는 사랑하는이의 회한담긴 고백도 담담히 받아들여 자신의 삶을
후회없이 사랑하고 조용히 마무리한 그녀.
언제쯤 나도 실수많고 후회투성이의 삶을 스스로 품에 감싸안을수있을까.
어떤 고통이나 알게된 슬픈사실도 무던히 받아들이며 살아갈수 있게될까..
그건 역시 죽음이 임박했을때나 될까...아니면 좀 더 일찍 깨달을수 있을까.
전혀 상관없는 혼자만의 상념에 빠져서 의문을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 만화는 내게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오늘같이 달이 휘영청한날엔 아마 그들이 밤바람 향내를 느끼며 나들이를
하러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2006.10.5
>표지들






